공격적인 '채권 개미'…국채 대신 회사채로 비우량채도 쓸어담아

입력 2024-03-10 18:06   수정 2024-03-11 08:57

채권은 주식보다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국채로 투자자가 몰린 이유다. 그러나 최근엔 공격적인 성향의 개미들이 채권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채보다 회사채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고수익을 노리고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채도 쓸어 담고 있다. 채권 투자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순매수액(발행액-상환액)은 총 2조3678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1조271억을 순매수한 데 이어 2월 1조3407억원으로 더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5010억원)과 비교해 57.8% 증가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올 들어 채권 개미들이 관심을 보이는 종목은 국채에서 회사채로 이동했다. 지난해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에서 국채 비중이 31%, 회사채는 27%였는데 올해는 회사채 순매수 비중이 30%로 국채(27.2%)를 역전했다. 은행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의 이자 수익을 원하는 개미들이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를 이루는 리테일 시장에서는 AA급 우량채보다 A급 이하 비우량채의 인기가 더 많다. 예컨대 지난달 21일 열린 제주은행 신종자본증권(A+) 수요예측에서 전체 주문량의 94.3%가 투자매매 중개업자 물량으로 집계됐다. 투자매매 중개업자 물량은 리테일 시장을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된다. 한 대형 증권사 채권상품부 담당자는 “은행 예금 금리가 연 3%대로 떨어지자 개인들이 회사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제주은행의 신종자본증권은 연 5.65% 고금리에 안정적인 은행 계열사여서 인기가 많다”고 했다.

기업들도 채권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를 잡기 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이자 지급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SK리츠는 최근 연 4% 후반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매월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월 이자 지급 방식을 적용했다. 채권은 일반적으로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지만 이를 매달 주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도 월 이자 지급식 선순위 채권을 내놨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앞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회사채에 투자할 때는 표면금리뿐 아니라 기업의 신용등급과 재정 상황, 원금 손실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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